1. 오늘 세탁기가 고장이 났네요. 아내가 자취할 때 중고로 샀던 세탁기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아예 망가져 버렸습니다. 고쳐보려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세탁기 고칠 수 있는 곳을 찾아내 세탁기 상태를 점검해 봤는데 모터가 나간거라서 새로 사는게 낫다고 그러더군요.
 아이와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나 떠오른 것은 저는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좌절과 절망을 주는 생각이 아니라 오히려 희망을 주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깊은 절망과 의욕없음으로 가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님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평생 주님을 의지하게 되며 그 안에서 빛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많습니다.
 항상 나에게는 주님이 필요하고 조금씩이라도 내가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야 되겠다라는 생각 이 생각이 왜 이렇게 기쁨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주님을 잊어버리고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신앙이 자라고 무언가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 자신의 문제보다는 남의 문제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너의 모습은 이러하냐? 저러하냐?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주님이 필요하다고 평생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항상 겸손함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을 품고 평생 조금씩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 이것이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2. 세들어 사는 작은 저희 집 안방 문간에 기대어 창문을 보니 바람을 막기 위해 청테이프로 발라놓은 곳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참 정겨웠습니다. 새 집이고 넓은 집이면 아마 이런 것들을 보지 못했는데, 오래 되어서 낡은 집이기에 그것을 나름대로 좋게 만든다고 테이프도 붙이고 모기장도 잘 설치하지 못해서 너덜너덜 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서 손 본 부분들이 보입니다. 그런 것들이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요샌 너무 새로운 것만 찾다보니, 오래 된 것, 손 때가 묻은 것의 정겨움을 잃어버리고 살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가치가 높지는 않지만 우리 자신의 손 때가 묻은 물건들, 우리의 정성을 기울인 사람들, 때때로 싸우는 소리가 들리지만 치열하게 삶을 사는 그런 이웃의 모습들, 이런 모든 것들이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들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요즘은 신앙 생활을 하는 것도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좋은 프로그램등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한번에 내 삶이 변화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사역자로서 한번의 무언가 충격적인 도전을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오랫동안 밤낮으로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성장을 위해 기도했었는데, 너무나 쉽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땀흘리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참 소중한 것입니다. 이 땅에 살면서 땀 흘린 것을 귀하게 여기며 보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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