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독교 출판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은 내려놓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내려놓음, 자기 비움, 낮아짐 등등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이런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간증들이다.
자기가 유명한 대학을 나오고 그에 걸맞는 지위를 가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내려 놓고 조금은 힘든 길을 가고 있는데, 그것이 참 축복이다라는 등의 비슷한 메세지들을 담고 있다.
물론, 이 모습들이 꼭 나쁘다고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내려 놓음이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 놓는 것이 내려 놓음의 의미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인가?
욕심을 비우고 다른 좋은 일을 하고 섬기는 것이 참다운 내려 놓음인가?

내가 생각하는 내려 놓음의 본질은 이것과 틀리다.
내려 놓음이란 내 힘으로만 살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분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로 내려 놓음의 삶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보기에 힘든 곳에서의 삶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내려 놓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르다 보니 그러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저자들도 그런 의미에서 내려 놓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하지만, 은연중에 우리의 의식 속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내려 놓을 때 하나님이 복 주시고 크게 쓰시리라 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래서, 오지로 가야 할 것 같고, 지금의 삶을 내려 놓고 뭔가 신앙 좋아 보이는 것을 전임으로 해야 할 것 같은 생각들에 사로잡히기 쉽다.

한국 사회에서 신앙 좋다는 어떤 기독인들을 보면 직장 생활 가운데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이나 전임 사역자들을 부러워 하기도 한다.
그것들이 마치 내려 놓음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사역자로 헌신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그냥 일상 생활 가운데 사는 것을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자기가 권리포기를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다고 한다.
즉, 내려 놓음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내려 놓음이라는 잘못된 개념들이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고 낙심하게 만들고 자신의 현재 삶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찾지 못하며 방황하게 만드는 예이다.

다시 말하지만,
내려 놓음이란 내가 내 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내려 놓는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적고자 한다.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눅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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